"대기오염,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감각신경성 난청위험 1.2배 높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청력손실까지 유발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원인은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함으로써 체내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해 청력손실 위험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동안 대기 오염에 대한 노출이 감각신경성 난청(SHL) 발병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연구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이용한 연구논문 (Increased Risk of Sensorineural Hearing Loss as a Result of Exposure to Air Pollution - 2020.3)에 의하면, 1998년에서 2010년까지 SHL 이력이 없는 20세 이상의 75,767명의 대상자를 모집하여 SHL이 관찰될 때까지 추적관찰한 후, 연구를 종료한 결과 대상자들은 낮은 수준, 중간 수준, 높은 수중의 일산화탄소(CO)와 이산화질소(NO2)에 고르게 노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기 오염 물질(CO 및 NO2)농도 증가에 따른 SHL의 위험증가에 대한 연구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 

 

그러나, 대기 오염은 여러 질병의 위험 요소로 간주되어 왔지만 청력 장애와의 연관성은 덜 연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인체의 다양한 기관 시스템에 대한 대기 오염의 임상 효과를 조사하는 여러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최근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팀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1만 50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기오염이 청력손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관련 논문을 'Long-term Exposure to Ambient Air Pollutants and Hearing Loss in Korean Adults'라는 제목으로 환경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에 2022년 1월 17일자로 게재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최윤형 교수·주민재 박사팀의 청력손실 연구시리즈 일환으로 발표됐으며 미국 미시간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됐습니다. 최 교수팀은 앞서 중금속(납, 카드뮴, 수은) 노출과 청력손실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를 지난 2012년 및 2017년 환경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환경보건지견(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했고, 또 항산화비타민(비타민A, 비타민 C) 및 마그네슘의 섭취와 청력손실 예방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를 2014년 영양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하는 등 다수의 관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청력손실(난청)은 감각계질환 중 가장 유병율이 높은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6.1%(약 4억4600만 명)가 앓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청력손실은 달팽이관(cochlea) 손상으로 발생하는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독립성 및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세먼지와 청력손실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밝힌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2)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구체적으로 미세먼지(PM10)에 국내 대기환경기준치(50μg/㎥)이상 노출(검진 전 3년간)된 군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군보다 어음역대(speech frequency) 청력손실 위험이 1.2배 높았습니다. 그 밖에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에 기준치 이상 노출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청력손실 위험이 높았습니다. 이는 중요 발병 요인인 나이, 소음노출, 기저질환, 기타 생활습관 및 환경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관찰된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최윤형 교수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 영향으로 달팽이관이 퇴화해 청력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가 일생 생활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밖에 없는 대기 물질이 청력손실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이(inner ear)의 달팽이관(cochlea)은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으로 산화스트레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입니다. 대기오염 노출에 의한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 달팽이관의 세포 자멸을 이끌며 혈류 흐름을 줄어들게 합니다. 이는 결국 청각 신경전도 속도를 늦추거나 청력 역치를 높이게 되어 청력손실에 이르게 됩니다.

 

최윤형 교수는 "청력손실은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청력손실의 위험 요소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더 의미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일상생활 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청력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을 더욱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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