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증상 없이 나타나 서서히 커져가는 침묵의 대장암 - 사실과 오해

본 내용은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 2022.07 : Vol.285>에 수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대장암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대장암 하면 '노년기 암' 혹은 '남성 암'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노년층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탓이다. 그러나 이제는 남녀노소 모두에서대장암 안전지대가 좁아지고 있다. 해마다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노년층 여성에서도 대장암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암이 그러하듯 대장암도 조기발견이 관건으로 빨리 발견해 제대로 대처하면 치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일 때 5년 생존율은 93.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장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장성우 교수와 함께 대장암의 현주소를 진단해 본다.

 

Q1 : 대장암은 유전될 확률이 높다는 데 사실인가요?

전체 대장암 환자 중 20% 정도는 유전적 요인으로 발병되며, 그중 약 5%는 오직 유전에 의해 발병하는 유전성 대장암으로 분류될 만큼 대장암과 가족력은 연관이 깊습니다. 대장암 발병위험 또한 일차 직계 가족 중 1명이 대장암이면 2~3배 증가하며, 2명이 대장암이면 3~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중 50세 이하에 암이 발생한 경우나, 대장내시경검사에서 10개 이상의 용종이 발견된 경우에도 유전성 대장암 발병위험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해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합니다.

 

Q2 : 변비나 치질이 심해지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나요?

많이 듣는 속설 중 하나가 변비가 심하면 대변 속 유해물질이 대장에 오래 머물러 대장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변비 때문에 대장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변비는 대장암 증상 중 하나이므로 갑작스럽게 변비가 생겨 지속될 경우 정확한 검사를 통해 대장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질은 항문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하며, 치핵, 치루, 치열 및 항문 주위 농양 등이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 질환인 치핵은 항문 주변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돌출되거나 출혈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과는 구분되며, 치핵이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항문 주위 농양에서 생기는 치루는 계속해서 염증을 일으키며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극히 드물게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치질의 주요 증상인 출혈, 배변 시 불편감 등은 대장암 증상과 유사하며, 대장암에 걸리면 새로운 치질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치질로 인한 대장암이 염려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3 :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됐는데 암일까요?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의 일부가 혹(폴립)처럼 튀어나온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용종에는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 암과 관련이 적은 염증성 용종, 증식성 용종, 과오종 등이 있습니다. 용종은 육안으로 양성인지 악성인지 명확하게 판명하기 어려우므로 대장내시경검사 중 발견되는 용종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제거해 조직병리검사로 위험도 및 양성·악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장내시경검사 중 용종이 발견됐다고 미리부터 암을 걱정하지 말고 담당의사에게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4 : 보통 대장암은 50대 이후에 발생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50세부터 대장암 검사를 받으면 되나요?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 증상과 가족력이 없는 경우 50세 부터 대장암 검진을 받고, 이때 용종이나 다른 병이 발견되지 않으면 5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길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장 용종 중 10% 정도는 5~10년 사이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에서도 대장암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 50세 이후부터 매해 분변잠혈검사를 통한 대장암 정기검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0세 이전이라도 혈변을 보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설사 또는 변비와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거나 빈혈, 복통, 체중감소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대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대장암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발병위험도에 따라 보다 주기적으로 대장암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가족 중 1명 이상이 50세 이전에 대장암이 발생한 경우는 40대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부모 중 1명이 가족성 용종증일 경우는 12~14세부터 검진을 시작해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일 경우도 담당의사와 상의해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하며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을 앓았던 여성도 40대에 대장내시경 검진을 시작해 주기적인 검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Q5 : 최근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가요?

육류와 인스턴트 중심 식단, 고열량·고지방 음식 섭취 등 서구화된 식습관은 대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위험요인으로 꼽히는데 젊은 세대들도 이러한 위험요인에 많이 노출돼 있기에 대장암 발병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몇몇 연구에서는 대장암 전 단계인 대장 선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40대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암 성장속도 또한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따라서 젊을 때부터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암을 예방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6 : 대장암에 걸리면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대장암의 위치나 점막 침범 정도에 따라 조기 대장암인 경우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외 경우에는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오래전에는 대장암 수술 하면 대부분 개복수술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장암 수술방법이 크게 발전해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 최첨단 수술기법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 등을 적절히 병행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장암은 종양의 조직 침투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는데, 보통 대장암 초기(1기)인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만으로도 암을 제거할 수도 있으며,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장암 2~3기에는 근치적 수술 보조치료로 함암화학요법을 병행합니다. 이때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로 진행할 경우 절개 부위가 작고 주위 장기손상 위험이 낮아 통증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개복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된 4기인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없이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의 정확한 상태와 병기 등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7 : 대장암 수술 시 장루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장루는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만드나요?

장루는 소장이나 대장의 일부를 복부 바깥으로 꺼내 변이 배출될 수 있도록 복벽에 만드는 인공항문을 말합니다. 대장암 복막 전이로 인한 기계적 장폐색 등으로 변이 정상적으로 소장, 대장을 통과할 수 없는 경우나, 대장, 직장 수술 부위 혹은 항문 주위 보호를 위해 변이 통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듭니다. 장루는 일시적 장루와 영구적 장루로 나뉘는데, 일시적 장루는 항문과 가까운 곳에 있는 직장암을 수술로 절제 및 연결한 경우에 시행하며, 수술 부위가 회복돼 연결한 장이 정상적인 배변 통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면 장루 복원 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영구적 장루는 직장 및 항문을 모두 제거해 대장이나 소장을 연결할 수 없는 경우에 시행합니다.

복부에 인공항문을 만든다고 하면 대부분 여러 걱정과 함께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장루는 신경이 없기에 만져도 아프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장루는 대장암을 이겨내고 암의 고통으로부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 약 2~3만명의 장루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환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긍정적인 시선과 이해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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