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인구에서 급증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 파킨슨 병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손꼽히는 파킨슨병은 노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해마다 발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04년 약 4만 명에서 2017년 10만 명의 벽을 넘어섰고, 전 세계적으로도 파킨슨병 환자가 1,0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근육이 경직되는 난치성 질환으로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어떤 질환인가요?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운동 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입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을 부검해 보면 ‘알파 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있는데, 단백질은 중뇌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으로 퍼져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파킨슨병에서 운동 장애뿐만 아니라 여러 비운동 증상들도 동반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은 완치가 가능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진행하는 병입니다.

 

손 떨림이 대표증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파킨슨병 초기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파킨슨병은 손이 떨리는 병이다’라는 인식은 아마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성화 봉송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굳혀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 중에서 손 떨림이 주 증상인 경우는 50~6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래에 처음 방문하실 때 손 떨림 없이 ‘팔다리에 기운이 없고 어둔하다’, ‘걷는 게 불편하다’ 등만을 호소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냄새를 잘 못 맡거나, 변비, 렘수면 행동장애(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질, 발길질을 심하게 하는 증상), 우울한 기분 등이 선행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서동증, 안정시 떨림, 근강직, 자세 불안정 등이 있습니다. ‘서동증’이란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으로, 이로 인해 팔다리에 힘이 없는 것 같다고 호소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증상은 근육의 움직임이 느려진 것이지, 근력이 저하된 것은 아닙니다. ‘안정시 떨림’이란 팔, 다리, 혹은 턱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에서 떨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수전증(혹은 본태성 떨림)과는 구별이 필요한데, 수전증의 경우 주로 물건을 들거나 손을 뻗는 상태에서 떨리고 많은 경우 가족 내력이 있습니다. ‘근강직’이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여 움직일 때 저항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신경과 등 파킨슨병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의 진찰 소견이 중요합니다. ‘자세 불안정’이란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파킨슨병이 진행하게 되면 몸을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종종걸음을 걷거나 발걸음 떼기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많이 생깁니다.

파킨슨병이 오래되면 종종 넘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넘어지는 증상이 파킨슨병 발생 3년 이내에 생긴다면 파킨슨병을 흉내 내는 다른 질환(파킨슨 증후군)일 가능성도 다시 검토해 봐야 합니다.

 

파킨슨병 환자가 늘고 있는데, 특히 고령층에서 파킨슨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고령층에서 파킨슨병이 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없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으로 생각되는 여러 과정들(이상단백질 분해 능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에 취약해지면서 파킨슨병이 잘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늦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릴수록 임상 경과도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 적고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며 보행 장애, 치매 등의 위험도 더 높습니다.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나요?

현재로서는 파킨슨병 증상 조절 약제만이 의학적 근거가 있고, 일반적으로 처음 몇 년간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다가 점차 약발도 떨어지고 합병증도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환자 개개인마다 그 경과가 워낙 다양하여 처음부터 병의 진행 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에서 신경 퇴행성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치료는 성공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현재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 유전자,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을 타겟으로 한 여러 임상 연구들이 진행 중이며, 도파민 신경세포 이식, 줄기세포치료 등도 연구 중에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파킨슨병 진단이 내려지면, 우선 증상 조절에 초점을 두고 약물 치료를 시작합니다. 레보도파, 도파민 수용체 효현제, 마오비 억제제 등의 다양한 약제를 환자 특성(나이, 파킨슨병 운동 증상 정도, 동반 질환 등) 및 발생 가능한 약물 합병증을 고려하며 복용하게 하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입니다.
파킨슨병의 다양한 비운동 증상에 대해서도 약물, 운동, 정신적 지지 치료 등이 필요할 경우 시행하게 됩니다. 또한, 파킨슨병이 많이 진행하여 약물 조절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적 치료도 고려하게 됩니다.

 

*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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