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중이염의 심각성, 알고보면 뇌종양(측두골 수막종)의 전조신호 일수도...

 

이비인후과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중이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이염 가운데에도 만성 중이염은 고막 안쪽에 있는 공간인 중이와 유양봉소(귀 뒤쪽에 있는 뼈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만성염증을 말합니다. 만성 중이염은 고막에 천공이 있고 만성적으로 귀에서 물이 나오면서 난청이 발생하는 화농성 중이염과 진주종을 형성하여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하는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만성적인 중이염과, 이명, 귀 먹먹함, 이루(귀 분비물)등과 같은 이비인후과적 질환은 수막종과 같은 뇌질환과 관련성이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측두골 수막종'을 진단받은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다기관연구에서 난청과 귀먹먹감이 지속되는 환자인 경우 뇌수막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뇌수막종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 내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수막종이 대뇌를 덮고 있는 천막 상부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측두골 수막종'은 귀를 포함한 두개골 부위인 측두골 부분에서 발생한 종양으로 매우 극소수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영호 교수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최종적으로 측두골 수막종을 진단받은 환자 13명의 진단 데이터를 다기관연구를 통해 수집, 분석해 일반적인 수막종과 달리 측두골 수막종에서 발생하는 임상적 특성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의 92.3%가 여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52.5세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증상은 청력 손상이 83.6 %로 가장 많았고 이명과 귀 먹먹감, 귀분비물(이루)이 각각 69.2%, 38.5%, 30.8%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측두골 수막종의 주요 증상이 중이염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림] 측두골에 발생한 뇌종양I(Brain Tumor) MRI - meningioma (수막종)

 

연구진은 특히 환자의 초기 진단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이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13명의 환자 중 76.9%에 해당하는 10명은 초기 TBCT(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 검사 및 뇌 MRI 영상을 통해 측두골 수막종이 진단된 반면, 나머지 3명의 환자는 초기 진단과정에서 만성 중이염으로 판단되어 이후 수술적 방법을 통한 조직검사 과정에서야 측두골 수막종이 진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해당 환자들에서 뇌질환으로 의심되는 일반적인 증상이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초기 CT검사에서도 종양이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아 이비인후과적 증상을 토대로 만성 중이염이 의심되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김영호 교수는 "측두골 수막종은 뇌종양 증상을 특징할 수 있는 징후가 마땅치 않고, 대중의 인식 또한 낮은 질환"이라며 "이 때문에 의료진은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고, 환자는 이를 단순한 이명 또는 난청 증상으로 오인해 증상을 방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뇌수막종은 진행 및 악화 시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므로, 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하기 위해 해당 질환에 대한 의료진 및 환자 경각심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 학회지(The Laryngoscope)' 최근호(2020년 2월)에 게재됐습니다.

 

관련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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